“우리 온천 갈까~? 일본으로 온천여행 가자~”하고 운이 띄워진지 며칠이 지나고, 정말 정말 일본 후쿠오카 북큐슈쪽으로 시부모님과 아가씨 그리고 며느리(나)까지 성인 4명의 가족여행이 추진되었다. 자유여행으로 알아보다가 연세가 있으신 부모님과 가는 여행이니 여행사 패키지를 이용하기로 했고, 모두투어를 선택했다.
그렇게 1월 26일 금요일 좌충우돌 우당탕탕 가족여행이 시작되었다.
부모님 댁에서 가까운 청주공항을 이용해서 후쿠오카행 일정을 확인했고, 금요일 오후 비행기로 출국해서 일요일 저녁 비행기로 입국하는 일정이어서 2박 3일 일정이지만 어른들과 함께 부담 없는 일정이었다.
청주공항에서 16:00 출발이지만, 여행사 가이드와의 미팅 때문에 2시까지 공항 1층 미팅장소에서 만나야 했다. 미팅 사전에 예약자 대표에게 여행 전 챙겨야 할 준비물과 안내사항들을 전달해 주었는데, 패스트트랙(Visit Japan web)을 사전등록하면 입국수속 시 내야 하는 신고서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부모님을 모시고 가는 상황이라 우리는 일단 아날로그방식대로 왔는데, 수속신고서에 적어야 하는 기본정보(숙소, 국적 등등) 들은 가이드가 미리 적어서 전달해 주어서 각자의 여권상 이름등만 적으면 된다고 전달받았다.
미팅 후 수화물수속을 하고서 2층 입국수속 전 대기 공간에서 잠시 대기했다. 바로 수속을 하고 싶어도 국제선 게이트 오픈은 출발 1시간 30분 전에 된다는 안내문구가 있어서 커피 한 잔 하며 기다리기로 했다.
커피 마시며 잠시 둘러보다 보니, 공항 한쪽 코너에 있는 인생 네 컷 기계가 보였다. 유 별난 건 저얼~대 안 하시는 우리 아버님.. 며느리 우기기 찬스로 부모님 두 분과 함께 사진촬영에 도전했다. 하하하하.
뭘 이런 걸 찍냐, 너무 비싼 거 아니냐 하시던 아버님도 우당탕탕 시끌벅쩍한 정신없는 며느리에 휩쓸려 사진 찍으시곤 내심 즐거워하시는 듯했다. 크크. 역시 누군가 적당히 등 떠밀어서 함께 하면 평소엔 안 하고 지나갈 것도 한 번쯤 해 볼 수 있으니 즐거운 거 같다. 약간 일탈? 같은 느낌이랄까~
우리는 여권과 보딩패스권을 이용해 게이트를 통과하고서 보안검색까지 마쳤다. 청주공항의 아주아주 미니멀한 면세점 옆 온라인 면세 인도장에서 사전 구매한 면세품 픽업 후 게이트 앞에서 잠시 대기했다.
청주공항은 군사공항도 같이 있다 보니 공항 활주로 방향 사진촬영이 제한된다. 촬영한 사진을 SNS에 업로드할 때 주의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혹시 몰라서 나는 촬영을 아예 포기. 😂
출발 30분 전 탑승수속이 이뤄졌고, 우리는 제일 안쪽 좌석이
배정되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서 착석했다.
창가 쪽에 앉게 돼서 창 밖을 좀 찍어볼까 했는데.... 창이 너무 너저분해서 카메라 초점이 안 맞아서 몇 번을 실패했더랬다.
청주공항이 베이스인 에어로케이 항공기도 옆에 보이는 내 자리. 금방 수속이 마쳐지고 4시 정각 우리는 그렇게 하늘로 떠 올라 비행을 시작했다.
1시간 10분 정도 소요되는 길지 않은 비행시간. 제주도까지가 1시간이면 도착하니.. 후쿠오카 공항까지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은 걸 알 수 있다. (아마도 비행기 이착륙 시간 등등 빼면 큰 차이가 없는 거리리라.) 분명히 17시 10분 도착 예정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출발한 지 30분 만에 방송으로 착륙준비를 한다며 안내가 나와서 당황했달까....? 음.
항공기 착륙 전 승무원들은 입국심사서와 휴대품 신고서를 나눠준다. 우리는 앞서 가이드에게 전해받은 용지가 있어서 따로 받지 않아도 되었지만, 빈 종이가 궁금한 나란 여자는 한 장씩 얻어냈다.
일본입국 시 주의해야 할 점은 순도와 상관없이 신고하지 않은 금은 가지고 들어올 수 없다. (반지, 팔찌, 목걸이 등) 신고하지 않고 반입 시 처벌이나 물품압수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입국신고서는 1인당 1장을 무조건 작성해야 한다. Visit Japan web을 이용한 사람이라면 QR코드를 이용해서 심사가 가능하다. 심사 전 QR코드를 준비하면 된다.
공항에 도착해서 수화물을 찾기 전 입국 수속을 진행하는데, 승객들의 양 검지 손가락의 지문과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등록하고, 여권과 매칭해서 확인하고서 입국 심사가 끝난다. 그 후 수화물 벨트를 찾아가 내 짐을 찾고, 휴대품 신고를 하는 검역대를 지나야 비로소 일본 후쿠오카 입국 완료!
막상 완전히 출구를 벗어나니 굉장히 협소한 대기공간이 나왔다. 가이드와 잠시 만나 인사하고, 모든 인원이 나오길 기다려야 한다.
첫날 우리가 갈 숙소 주변에는 편의점이 없다며 공항 편의점을 이용하는 걸 추천해 주셔서 대기공간 옆 세븐일레븐을 찾아갔다.
호텔에서 따로 생수가 제공되지는 않는다 하여, 마실 물과 음료 그리고 주류 몇 가지와 과자 등을 구매했다. 정신없이 계산하고 나오느라 편의점 내부를 다 촬영하지는 못했지만, 코로나 이후 직접 계산을 통한 감염을 줄이기 위함인지 자판기처럼 보이는 기기로 현금 또는 카드 계산이 진행되었다. 지폐를 넣으면 영수증과 함께 잔돈을 기기가 알아서 거슬러준다. 참 편리한 세상.
여행 전체 인원 모두 가이드를 따라 우리가 이용할 버스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조금 걷다 보니 대형버스 전용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친절하신 버스 기사님이 우리를 환영해 주셨다.
우리와 함께 2박 3일을 여행할 총인원은 16명. 가이드까지 해도 17명이었는데, 중형버스가 아닌 대형버스를 배정받아서 여유롭게 앉아서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을 거라는 가이드의 인사로 여행이 시작되었다.
공항을 빠져나와서 도시외곽도로를 달려 후쿠오카 시내에서 차로 20-2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차로 다자이후로 향했다. 평일 저녁 6시 정도여서 그런지 역시나 퇴근길 정체는 일본도 피해 갈 수 없던 모양이다. 퇴근길 러시아워를 지나 좁은 길목 길목을 지나 우리는 그렇게 위치한 첫 번째 숙소에 도착했다.
루트인이라는 호텔 체인인데, 일본 각 지역에 위치한 호텔이라고 한다. 온천과 식당이 있는 본관 건물과 근래에 증축된 신관 건물이 있는데, 우리는 신관에서 숙박을 하게 되었다.
버스 기사님께서 캐리어 가방을 손수 다 내려주시고, 유쾌한 인사까지 해 주셔서 우리는 더욱 기분 좋게 신나게 호텔 로비로 향 할 수 있었다.
호텔 숙박객만 이용하는 온천이 아니어서 신기한 건 호텔 로비에 마련된 신발장에 신발을 보관하고, 숙박을 위한 체크인을 한다. 개인 신발장 키를 분실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안내를 여러 번 하시는 것을 보아 분실률이 꽤나 높았나 보다. 하하
호텔 객실은 화실(온돌 없이 이부자리를 이용한 좌식형태의 객실)과 침대형 객실이 있는데, 여행객들의 객실은 랜덤배정되었다고 한다. 키를 받아 들고 신관으로 향했다.
신관으로 향해 걷는 내내 양말만 신고 걷고 있는 게 약간 어색했다. 더 묘한 건 편의점이 없는 호텔 특성상 음료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복도 곳곳에 있었는데, 보리알코올음료 전용 자판기도 있어서 신기했다.
드디어 우리 객실을 찾았는데, 부모님 방과 우리 방 두 곳 모두 침대형 객실이었다.
싱글침대가 협탁을 사이에 두고 각각 있었고, 실내에서 입고 다닐 수 있는 일본 전통의상과 비슷한 형태의 옷이 침대 위에 놓아져 있었다.
저녁 식사를 7시부터 하기로 한 터라 우리는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온천욕에 갖고 갈 짐을 챙겨서 본관 1층으로 향했다. 16명의 여행객 중 우리 4명만 의상을 갈아입고 온천욕 할 준비를 하고 온 게 너무 재밌었다.
간단한 퓨전형태로 약식으로 제공된 가이세키(에도시대부터 차려진 일본 연회용 코스요리)가 우리 여행의 첫 식사다. 보들보들 계란을 쪄 만든 가왕무시, 세 가지 종류의 사시미, 돼지고기를 간장소스로 졸인 조림, 식초로 절인 미역과 브로콜리에 문어 슬라이스가 올라간 스노모노, 간단한 야채와 함께 소고기 조각을 구워 먹게끔 약식 야키니쿠가 나왔다. 한입 사이즈의 조각 케이크와 파인애플까지. 양이 많은 음식은 아니었는데, 조금씩 골고루 차려진 음식을 맛보다 보니 배가 불렀고, 생각보다 조림류가 있어서 그런지 간이 좀 센 편이라고 느꼈다. 더불어 주류가 생각난 건 안 비밀. 헷.
식사를 마친 우리는 1시간 후 만나기로 하고 온천욕장으로 향했는데, 가이드가 미리 안내한 대로 숙박객이 아니어도 온천이용이 가능하다 보니 입욕장 안 탈의실에는 키를 이용한 락커룸이 있었다. 키를 받아 들어가 온천욕을 즐기고, 객실에 올라가 목욕짐을 두고 다시 본관으로 구경 나오기로 했다.
객실에 있는 목욕타월을 챙겨 온천욕 하러 가야 한다는 가이드
안내에 들고 갔는데, 프런트에 물으니 추가요금 없이 타월을 요청할 수 있다고 해서 객실에서 쓸 수건을 한 장 더 받아 왔다.
본관 프런트 앞 기념품 및 로컬 제품들을 판매하는 코너에 기웃기웃거렸다. 일본이니 사케를 맛보고 싶어 하시는 아버님 핑계 삼아 주류로 보이는 제품들을 둘러봤는데, 영어나 다른 언어로 전혀 표기가 되어 있지 않아서 일일이 번역서비스를 이용하려니 번거로웠다.
나이스한 타이밍으로 가이드님을 만나 여쭤봤는데 사케류는 없고, 감식초 같은 가공류들이 대부분이라고 알려주셔서 객실로 돌아가 편의점에서 사 온 주전부리와 맥주를 마시기로 했다.
그래도 조오금 아쉬운 마음에 기록에 필요하다는 명분을 앞세워 나는 후쿠오카라고 적힌 헬로키티 펜을 한 자루 구매했다.
객실을 떠나기 전 냉장고에 미리 넣어둔 시원한 맥주들을 마시며, 우리는 그렇게 하루를 마무리해 갔다.
내일 이른 아침부터 온천욕과 조식을 시작으로 하루를 꽉 채워야 하니 일찍 잠자리에 들자며, 해산했다.
나는 잠들기 전 편의점에서 사 온 주전부리를 맛보며 재구매해야 할 아이템들을 추렸고, 이렇게 부지런히 블로그를 작성하며 하루를 마무리해 본다.
후쿠오카 여행 2일 차를 위해 꿈나라로 슝 떠나야겠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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